2013년 1월, 7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LA의 세실 호텔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홀로 여행을 즐기던 21살의 여대생 엘리사 램도 있었습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녀는 캘리포니아의 따스한 겨울을 즐기며 여행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월 31일,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체크아웃 날짜가 되었는데도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입니다. 매일 연락하던 딸과 연락이 끊긴 부모님이 바로 실종 신고를 했고, LA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것이 가장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엘리사 램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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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호텔 |
설렘 가득했던 미국 서부 여행
밴쿠버에서 자란 엘리사 램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공부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녀는 학업에 충실했고,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활발히 공유하는 21세 젊은이였습니다. 특히 텀블러에서는 자신의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많은 이들과 소통했습니다.
2013년 1월, 엘리사는 미국 서부 여행을 결심했습니다. 산타크루즈와 샌디에이고를 거쳐 마지막 목적지인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그녀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세실 호텔을 숙소로 선택했습니다. 당시 세실 호텔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 투숙이 가능한 곳이었고, 많은 젊은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숙소였습니다.
그러나 엘리사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그녀의 상태가 때때로 편집증적 증상도 동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꿈이었던 미국 여행을 실행에 옮길 만큼 의지가 강했습니다.
세실 호텔에 도착한 첫 며칠간, 엘리사는 LA의 여러 관광지를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녀의 SNS에는 여행의 설렘과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1월 31일, 호텔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습니다.
실종 직전, CCTV 속의 기이한 행동
1월 31일 오후에 촬영된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은 엘리사의 실종 직전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약 4분 길이의 이 영상은 LA 경찰에 의해 대중에 공개되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그녀는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여러 층의 버튼을 눌러놓았고, 엘리베이터 문도 한참 동안 닫히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그녀의 행동 또한 매우 기이했습니다. 그녀는 머리만 내밀어 복도를 살피거나, 몸을 숨기듯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붙기도 했고,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특이했던 것은 마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손짓이었습니다. 하지만 CCTV 영상 속에 보이는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었습니다. 때로는 무언가를 피하려는 듯한 몸짓을 보이기도 했고, 허공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이야기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영상은 경찰에게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경찰은 엘리사가 평소 복용하던 약물의 복용을 중단하면서 정신 증상이 악화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그녀의 SNS에는 실종 전부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암시하는 글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이 기이한 영상을 마지막으로, 엘리사 램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그녀를 찾기 위한 필사적인 수색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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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화면 속 불안해하는 엘리사 램 |
19일 동안 이어진 수사
무려 14명의 형사들이 투입되어 그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들은 엘리사가 마지막으로 묵었던 방을 철저히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실종과 관련된 특별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방 안에 남겨진 그녀의 소지품들은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올 것처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CCTV 영상을 통해서도 그녀의 행방을 추적했습니다. 특히 호텔 로비의 모든 CCTV를 확인했지만, 엘리사가 호텔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는 그녀가 여전히 호텔 내부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경찰은 호텔 투숙객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탐문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수사는 난항을 겪었습니다. 실종된 지 2주가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것을 경찰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세실 호텔의 규모가 너무 커서 수색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2월 19일, 이 힘겨운 수색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격한 전환을 맞이하게 됩니다. 호텔 투숙객들의 이상한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수돗물의 수압이 현저히 낮아졌고, 물의 색깔과 맛이 이상하다는 불만이 잇따랐습니다. 이는 곧 이 사건의 가장 충격적인 발견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충격적인 발견, 물탱크 속 엘리사 램
호텔 관리인이 투숙객들의 민원을 확인하기 위해 옥상의 물탱크를 점검하러 갔을 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발견이 있었습니다. 호텔 옥상에 설치된 네 개의 물탱크 중 하나에서 엘리사 램의 시신이 발견된 것입니다. 실종된 지 정확히 19일 만이었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물이 2주 이상 호텔 전체의 식수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LA 검시국은 즉각적으로 부검을 실시했습니다. 부검 결과, 엘리사의 사인은 '사고성 익사'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녀의 체내에서는 어떠한 약물이나 알코올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녀가 평소 복용하던 양극성 장애 치료제의 농도가 치료 범위보다 낮게 검출되었습니다. 이는 그녀가 약물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부검 결과는 나왔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었습니다. 가장 큰 의문은 그녀가 어떻게 물탱크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물탱크는 옥상에 있었고, 그곳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직원용 계단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또한 여러 보안 장치도 통과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무거운 물탱크의 뚜껑을 혼자서 열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경찰은 CCTV에서 발견된 그녀의 불안정한 상태를 근거로 편집증적 증상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로 인해 누군가를 피해 물탱크로 숨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의문을 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가 혼자서 물탱크까지 가서 뚜껑을 열어 들어갔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여파, 세실 호텔 그 이 후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세실 호텔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기이한 CCTV 영상과 충격적인 발견 장소,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많은 의문점들은 전 세계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실 호텔은 이 사건으로 인해 심각한 평판 하락을 겪었습니다. 특히 투숙객들이 시신이 있는 물탱크의 물을 2주 이상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텔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여기에 미스터리를 좇는 사람들이 호텔에 몰려들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유튜버들과 호기심 많은 방문객들은 불법적으로 호텔에 침입하여 엘리사가 머물렀던 방이나 그 유명한 엘리베이터를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은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녀가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청년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젊은이들의 안전과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결결국 세실 호텔은 2017년 스테이 온 메인(Stay on Main)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단장을 시도했습니다. 물탱크는 새걸로 교체되었고, 옥상 출입 보안도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엘리사 램 사건의 그림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공식 결론은 '사고사'였지만, 많은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까지도 이 사건은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책, 영화의 소재가 되고 있으며,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엘리사 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정신 건강의 중요성, 여행자의 안전, 그리고 때로는 현실이 공포 영화보다 더 충격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Q & A
Q1: CCTV 영상 속 그녀의 기이한 행동은 그녀가 앓고 있던 정신 질환 때문이었나요?
A1: 경찰은 그녀가 평소 복용하던 양극성 장애 치료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편집증적 증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부검 결과에서도 치료제의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낮게 검출되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Q2: 이 사건 이후 세실 호텔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2: 호텔은 2017년 스테이 온 메인이라는 새 이름으로 재단장했고, 물탱크를 완전히 교체했으며 옥상 출입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한 호텔의 악명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오히려 미스터리 관광 명소가 되어버렸습니다.